
검찰이 범죄 압수물로 보관하던 비트코인 320여개(약 400억원 상당)를 분실한 사건을 두고 내부 감찰에 착수했다.
콜드월렛에 보관 중이던 비트코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서 단순 피싱 사고인지, 아니면 내부자 연루 가능성까지 있는 사건인지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피싱 사이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집행했다.
문제의 비트코인 320.88개는 광주경찰청이 2021년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의 딸 이모씨(36·수감 중)를 수사하면서 확보한 압수물이다.
경찰은 당시 비트코인 1796개가 들어있는 전자지갑을 발견했으나, 전송 수량 제한으로 320개만 먼저 옮겼다. 다음날 나머지를 전송하려 했을 때는 이미 외부로 유출된 뒤였다.
2023년 1월 검찰로 이관된 비트코인 320개는 인터넷과 분리된 USB 형태의 저장장치인 ‘콜드월렛’ 3개에 나눠 보관됐다. 지난해 8월 21일 업무 인수인계 당시만 해도 이상이 없었지만, 올해 1월 국고 환수 절차를 준비하던 중 전량이 사라진 사실이 확인됐다.
비트코인을 외부로 전송하려면 콜드월렛 실물과 지갑 생성 시 부여된 12~14개의 영어 단어로 구성된 복구 코드(시드 구문)가 반드시 필요하다.
검찰은 수사관들이 지난해 8월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비트코인 잔액을 확인하려다 공식 사이트가 아닌 피싱 사이트에 접속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매달 정기 압수물 점검 과정에서 전자지갑 실물의 존재만 확인하고 잔액은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내부 직원의 고의적 탈취나 외부인과의 공모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내부자들의 불법 행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관 5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전례 없는 사건인 만큼 내부 감찰을 통해 정확한 분실 경위가 드러날지는 미지수다. 가상화폐 특성상 자금 이동 속도가 매우 빠르고, 분실된 비트코인이 정확히 언제 어떻게 사라졌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검찰 측은 “정확한 경위를 확인한 뒤 분실된 비트코인을 추적해 몰수 처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400억원대 국민 재산이 증발한 이번 사건의 전말이 명확히 밝혀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정민 기자







